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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인물 분석 (나희도, 백이진, 고유림)

risingy 2025. 7. 1. 18:00

tvN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는 단순한 로맨스 드라마를 넘어, 청춘의 우정, 사랑, 가족, 시대적 상황까지 다양한 요소를 녹여낸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의 진짜 힘은 입체적인 캐릭터 구성과 인물 간의 미묘한 관계 설정에서 비롯됩니다. 본 글에서는 중심인물인 나희도, 백이진, 고유림을 중심으로 각자의 서사와 상호 관계를 분석하며, 왜 이 드라마가 세대를 초월해 공감받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남녀 주인공이 마주보고 있다

나희도

나희도(김태리)는 90년대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혼돈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입니다. 어릴 적부터 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며 노력해 왔고, 좌절을 겪을 때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어섭니다. 펜싱에 대한 열정이 크고 돌직구이며 밝은 캐릭터입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나희도의 가장 큰 특징은 ‘직진’ 성향으로, 감정 표현에도 거리낌이 없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열정 캐릭터로만 보기에는 부족합니다. 그녀는 어머니(뉴스 앵커)와의 냉랭한 관계, 아버지의 부재, 친구와의 갈등 속에서도 끊임없이 상처받고 흔들립니다. 바로 이 점이 시청자와의 감정적 연결고리가 됩니다. 희도는 고유림과의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 우정을 쌓아가며 성장하고, 백이진과의 관계에서는 순수한 첫사랑의 감정부터 현실 앞에서의 선택까지 복합적인 감정을 겪습니다. 그녀는 누군가를 통해 완성되는 캐릭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주체적인 청춘입니다. 또한, 희도는 주변 인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불안한 현실에 지친 백이진에게 위로가 되고, 자존심이 강했던 고유림에게는 진심을 주는 친구가 됩니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주변 사람들의 방향을 바꾸는 ‘에너지’로 작용하며, 드라마의 중심 역할을 합니다.

백이진

백이진(남주혁)은 경제 위기로 인해 가족이 해체되고,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 인물입니다. 그는 갑작스럽게 가장이 되어야 했고, 어린 동생을 외가에 맡긴 채 혼자 서울에서 자립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IMF로 집이 초토화되었고 가족들은 흩어져 살게 됩니다. 어려운 환경에 꿈을 잃고 살아가다가 여기저기 면접을 봐서 스포츠 기자가 됩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게 되고 제대하고 만나게  나희도는 이진에게 가장 인상적인 사람입니다. 이진은 희도와의 사랑을 통해 삶에 다시 빛이 들어오는 경험을 합니다. 희도의 밝고 열정적인 에너지는 이진에게 위로이자 희망이 되며, 두 사람은 우정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진은 언제나 나는 책임질 게 너무 많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사랑보다 앞서야 할 현실적인 무게를 놓지 못하고 갈등합니다. 기자가 된 이후의 백이진은 점차 단단해지고, 성숙해지지만 그만큼 희도와의 관계는 멀어집니다. 이진은 희도를 사랑하지만, 그녀를 제대로 지켜줄 수 없다는 자책감 속에서 거리를 두려 하고, 결국 이별을 택하게 됩니다. 이진의 이야기는 단순한 첫사랑의 실패가 아닌, 20대의 사랑은 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이진은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버리는 인물이 아니라, 사랑을 존중하면서도 현실과 타협하고 성장하는 방식을 선택한 인물입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의 내면 갈등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청춘이 겪는 ‘성장통’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고유림

고유림(보나)은 나희도의 라이벌이자 절친, 동시에 가장 복잡한 감정선을 가진 캐릭터입니다.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외유내강입니다. 고등학생이자 국가대표 펜싱선수로 등장하는 그녀는 언제나 냉철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가난, 책임감, 외로움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나희도에게 경쟁심과 질투를 느끼며 무시하기도 하지만, 희도의 진심이 전해지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됩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스포츠 라이벌을 넘어서, 진짜 성장형 우정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고유림은 펜싱에 대한 애정도 크지만, 자신의 성과가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고, 언제나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입니다. 또한, 문지웅(최현욱)과의 러브라인을 통해, 고유림의 또 다른 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웅은 그녀에게 일상적인 위로와 따뜻한 관심을 주며, 유림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고유림은 드라마 내내 가장 변화가 두드러지는 인물입니다. 자신의 벽을 허물고 진짜 친구, 진짜 연인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그녀는 비로소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스스로 인정하게 됩니다. 이처럼 고유림은 이 드라마에서 불완전한 청춘의 감정을 가장 섬세하게 표현한 캐릭터이며, 그녀의 변화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전합니다. ‘스물다섯스물하나’는 청춘의 다양성을 입체적인 인물들로 풀어낸 명작입니다. 나희도의 직진, 백이진의 현실, 고유림의 자존심과 외로움은 모두 20대의 내면을 진실하게 반영합니다.